'이산' 영조 붕어로 본 조선왕실 장례절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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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1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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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44회 방송에서 영조의 붕어(崩御)와 그 장례 절차를 심도 있게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어린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사극을 만들겠다던 이병훈 PD의 연출관이 작용해서일까. 이날 영조의 장례는 꽤 비중있게 다뤄졌고, 이같은 생생한 묘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조선 왕실의 장례절차까지 한 눈에 읽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산'에서도 하나하나의 장면으로 등장했듯, 소위 '국장'이라 칭하는 왕의 장례식은 보통 3개월에서 5개월 사이로 치러졌다고 한다.

영조의 붕어를 통해 본 조선 왕실의 장례 절차는 보통 이렇다. 의관이 왕의 코 앞에 명주솜을 대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음을 확인하면 의관은 왕이 승하했음을 왕실 내외와 백관에게 알린다. 이는 임종의 절차로 속광(屬纊)이라 하는데 속광이 끝나고 내시가 왕이 승하한 궁의 지붕으로 올라가 옷을 흔들며 상위복(上位復)을 세 번 외쳐야 한다. 상위복은 임금이 승하했을 때 외치는 말을 이른다.

이후로 시신에 수의를 입히는 습(襲)이 행해지는데, 습은 죽은 사람에게 옷을 갈아입히는 절차를 뜻하는 말이다. 옛 상례에서는 죽은 당일에 하지만, 의복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이튿날에 하기도 한다. 먼저 몸을 씻어내고, 준비한 옷가지를 입힌 다음 충이(充耳)로 귀를 막고 악수(幄手)로 손을 싼다.

이어서 거행되는 행사가 바로 상례 절차에서 반함(飯含)이 끝난 후 시신에 수의(壽衣)를 입히는 소렴(小殮)이다. 렴은 갖은 종류의 옷과 옷감이 모두 사용되는 엄청난 물량을 요하는 행사였다고 한다. 처음하는 렴을 소렴, 두번째를 대렴이라고 부르는데, 소렴과 대렴시에 사용되는 의복과 이불은 소렴 시 19겹, 대렴 시 90겹이다. 영조대왕의 경우에도 90벌의 옷이 소요됐다고 한다.

렴이 끝나고 입관을 하면 왕과의 관계에 따라 상복을 입게 된다. 왕과 부자 관계이면 3년 복, 조손(할아버지와 손자)관계이면 1년 복을 입고 모든 신하들과 백성들은 흰 소복을 입는다고 한다. 이후에는 아침과 저녁의 문안과 곡, 보름과 30일의 제사가 장례날까지 이어진다.

이 모든 장례 절차는 드라마 '이산'을 통해 포괄적이고도 세부적으로 묘사됐다. 조금이나마 조선 왕실 문화를 전하고자 했던 제작진의 배려인 셈이다. 이와 관련, 드라마 '이산'의 한 관계자는 "세부적인 묘사를 위해 의상을 담당하는 미술제작팀이 조선조 장례절차와 관련한 고증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