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閏月)과 장사(葬事)문화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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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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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윤달은 '남는 달'로 여겨 모든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 쉬는 때라고 해서 무슨 일을 해도 손을 타거나 부정을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 평상시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했던 일들을 거리낌 없이 하곤 했는데 주로 수의를 준비하고 조상의 묘를 이장하는 일이었다.

특히 올해는 청명, 한식에 이어 3년마다 돌아오는 윤달이 연이어 있으며,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가 윤달기간이다. 이를 앞두고 웨딩업계와 장례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예비 부부들은 윤달을 피하기 위해 결혼식을 미루고 있지만, 이장을 하고 수의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례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말 충북도내 화장률은 50%를 넘어섰다. 지난 2005년 30%에 머물던 화장률은 5년만에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전국적으로도 67.5%를 넘어섰으며, 향후 5년 후에는 화장률이 8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웃나라들 중 일본이 99.9%, 대만은 90.7%를 넘어섰으며, 세계 최대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100%(실화장율 50% 상회)에 이르고 있다.

화장률이 급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첫째는 묘지 쓸 땅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부산 83.5%, 인천 81.1%, 경기 73.8% 등 광역시 화장률은 이미 80%를 넘어서고 있다. 둘째는, 묘지 등 장사시설이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셋째는, 여성의 사회참여 보편화와 저출산 등에 따라 묘지를 관리할 인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합리적인 장사문화 조성이 절실한 때다. 정부에서는 매장을 억제하고 화장시설 및 봉안시설, 자연장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세종시 은하수공원, 서울 서초구 추모공원, 남해 추모누리 등 친환경 종합장사시설이 속속 확충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자연장지 제도가 법적으로 도입되어 적극 권장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화장한 유골을 수목·화초·잔디 밑이나 주위에 묻는 수목형·화초형·잔디형 자연장지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 충북에도 장례식장 46개소, 화장시설 3개소(화장로 16기), 봉안시설 30개소, 자연장지 33개소, 공설 및 사설법인묘지 12개소 등이 있으며, 현재 청주 봉안당, 제천 자연장지, 영동 종합장사시설, 진천 종합장례타운 등 친환경 종합장사시설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금년에는 체계적인 장사 정책 추진을 위한 묘지 수급 중장기계획 수립 및 화장비용 편차 개선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며, 8월부터는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 발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달을 앞두고, 개장·화장 성행에 따른 불법행위가 우려되고 있다. 묘지 구역이 아닌 곳으로의 이장, 개장 신고 미이행, 화장시설이 아닌 곳에서의 임의 화장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도와 시군에서는 안내 홍보 강화와 함께 지도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도내 3개소 화장시설에서는 화장로 운영횟수를 늘리고, 예비 화장로를 가동하는 등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 'e하늘 종합장사시스템'을 통하여 희망일 15일 전까지 화장 예약을 할 수 있으며, 개장·화장 등 장례문화에 대한 종합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라는 말이 있다. 옛 것을 법으로 삼아 새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제 윤달의 풍습도, 매장 위주였던 장사문화도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전통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여건과 환경에 따라, 때로는 의도적인 노력에 의해서 바뀌게 된다. 우리 충북도 新선진장사문화의 중심지로 나아가야 할 때다.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최정옥 충북도 보건복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