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작가 묘지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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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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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32eed7_b1d7b5e9 (1).jpg수필가 맹란자는 오랫동안 죽음에 천착해왔다. 6·25피란 중 산골 뒷방에서 본 다섯 살짜리 여동생의 시신, 그로부터 10여년 뒤 중학생이던 남동생을 잃은 일 등 어린 시절 아픔이 동기가 됐다.

그 후로 죽음에 천착하며 동생이 묻혀있던 공동묘지, 사자(死者)의 공간에서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는 그는 “죽음이란 원래 없는 것이오. 영혼의 불멸성을 인정한다면 부스럼 딱지와도 같은 시신은 아무렇게나 해도 무방하지 않은가”라고 말하는 선사의 한마디에 위안을 삼기도 하고, “흙으로 돌아간 나는 결국은 흙이 되어 없어져 아무것도 없는 공으로 화하고…”라고 했던 도연명의 ‘자제문’을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죽음이 알고 싶었고, 죽음에 관한 기록이면 무엇이든 밑줄을 긋고 오려서 스크랩해 온지 20여 년이 되었다. 그것들을 몇 권의 책으로 내기도 했다. 대표적 작품이 묘지기행을 다룬 ‘인생은 아름다워라’다. 그는 전작에서 만난 29명의 작가 이야기에 말을 보태고 새로 23명의 작가를 포함해 52명 작가들의 삶과 죽음을 ‘그들 앞에 서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로 엮었다.

저자는 52명 작가들의 묘지기행을 다룬 이 책에서 헤르만 헤세, 다자이 오사무, 에드거 앨런포, 오스카 와일드, 안톤 체호프, 미당 서정주, 두보, 에밀 졸라 등 작가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들이 죽음에 이르는 최후의 모습은 어떠했고, 작품 속에 나타난 사생관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긴 재산은 때로 눈물을 흘렸다는 것뿐이라던 알프레드 뮈세, 기이한 추악미를 예찬했던 보들레르, 슬픔과 아름다움은 하나라던 안톤 체호프, 예술이 삶을 주도해야 한다던 오스카 와일드 등 슬픔과 아름다움에 유달리 민감했던 그 작가들의 삶과 죽음에서 ‘오온의 해체’를 짚어보고 있다. 전2권. 각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