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보다 예절 제대로 가르쳐야 일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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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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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인 상공인총연합회 회장인 ㈜마루한의 한창우 회장은 일제시대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광복 후 일본으로 밀항해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한 사람이다. 한 회장이 얼마 전 경상대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던 날, 나눠준 『16세 표류난민에서 30조 기업가로』란 책의 부록에 ‘재일 한국인 사회를 세계 일류로 만들기 위한 나의 매너 제언’이라는 글이 실려 있다. 재일동포들이 세계 일류 민족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매너를 알아야 한다는 게 글의 요지다. 그가 일본 사회에서, 재일동포 사회에서 겪은 실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화 예절, 식사 초대 예절, 파티 복장 예절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 아내나 며느리가 손님보다 화려한 반지를 끼는 것은 매너에 맞지 않다” “부부가 비행기를 탈 때는 부인을 창가 쪽에 앉히는 것이 예의다”고 할 정도로 세밀하게 신경 쓰고 있다. 오늘의 한창우 회장을 있게 한, 보이지 않는 힘은 그의 몸에 배어 있는 ‘매너’였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를 청부살해한 ‘패륜 양아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있었다. 경마에 빠진 이 아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신을 30여 년간 키워준 어머니의 은혜를 원수로 되갚았다. ‘해외 고려장’이란 말도 있다고 한다. 어느 노부부가 딸들을 만나러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 딸들은 “부모님을 모시겠다”며 재산을 정리하도록 했다. 노부부는 재산을 정리한 뒤 딸들이 살고 있는 캐나다로 떠났다. 그러나 딸들은 재산을 받은 후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고려장(高麗葬)’은 집안의 노부모를 내다 버리는 장례 풍습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 고려장’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하면 따라 하는 자식이 나올까 두렵다.

문제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삶의 목표가 ‘좋은 대학 입학=인생의 성공’이 되면서 ‘인성교육’이란 말은 사치가 돼 버렸다는 점이다. 머리에 온갖 지식은 가득 차 있으나 정작 중요한 직장예절·가정예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젊은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거나 해외에 내다 버리는 패륜이 버젓이 저질러지는 데는 잘못된 교육의 책임이 크다.

그나마 다행은 대학에서 예절 교육·효 교육 등 인성교육을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초·중·고교에서 부족한 인성교육을 대학에서 하게 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과 대학, 초·중·고교에서 예절 교육, 인성교육, 효 실천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 같은 인성교육을 받고 실천하는 인재들이 일하는 기업의 경쟁력은 그러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높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는 말이 사어(死語)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한창우 회장은 “노래방에서 다른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자리를 뜨거나 화장실을 가면 실례”라며 지극히 사적이고 비공개적인 자리에서도 예절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중요한 게 예절이고, 인성이다.

하우송 경상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