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 100주년 기념 공연 연극 ‘강부자의 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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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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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원각사에서 공연됐던 ‘은세계’를 기점으로 2008년은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는 해다. 고양문화재단에서는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아 최고의 국민 연극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연극 ‘`강부자의 오구’를 선보인다.
1989년 초연해 현재까지 꾸준한 생명력을 가지는 연극 ‘오구’는 한국 연극 100주년 역사를 들춰보아도 반드시 언급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원작자이자 한때 ‘문화 게릴라’로 불리며 공연예술계 전방위에서 활약하던 이윤택이 직접 연출하고, 4천만의 국민 배우인 명배우 강부자가 극중 주인공인 노모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작품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노모의 장례식을 둘러싼 한판 소동과 그로 인한 감동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연극 ‘오구’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우리의 평범한 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작품의 일상성에 있다. 중장년이라면 누구나 성장기를 보낸 유년의 시골 가정 풍경,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과거에는 흔했던 마을의 굿 장면, 할머니의 장례식과 장례식에서 펼쳐지는 풍경들, 또 할머니 귀신이 나타나 훈계하는 도덕 등 모든 것이 우리들의 일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오구’란 제목은 오구굿의 준말이다. 오구굿은 죽은 사람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소원이나 원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무속의식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굿은 이와는 다른 산 오구굿이다. 산 오구굿은 산사람을 위해서 하는 의식으로 바로 노모 강부자가 아들에게 해달라고 떼쓰는 굿이다. 이 굿을 하면 그 사람은 죽어서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품의 배경은 어느 시골 마을의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다. 노모는 설핏 낮잠이 들고 꿈에서 저승사자와 남편을 본다. 노모는 혼비백산 깨어나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아들을 불러놓고 저승 갈 준비를 해야겠다며 산 오구굿을 해달라고 떼쓴다. 아들은 결국 노모의 소원대로 동네 박수무당을 불러 흥겹게 굿판을 벌이고, 그 중간에 노모는 ‘나 갈란다’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운명한다.

아들은 돌아가신 노모를 염습하고 장례 치를 준비를 한다. 시골집은 장례 집으로 변한다. 장례 집은 슬픔의 공간인 동시에 축제의 공간으로 다양한 소동들이 펼쳐지고 결국 자식들 간의 유산 상속 문제로 소동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이때 노모가 귀신으로 나타나 싸우는 자식들을 꾸짖는다. 이승 문제를 해결한 노모는 남편 손을 잡고 저승사자들과 함께 먼 저승길을 떠난다.

작품의 부제가 ‘죽음의 형식’이듯이 연극 ‘오구’는 어떤 도덕이나 교훈을 강조하기보다 장례, 죽음을 둘러싼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죽음을 다루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비장감이나 슬픔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구’는 장례와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하며 비극적인 특성 못지않게 웃음, 해학, 희극성을 강조하며 코미디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전통적인 장례라는 것이 한없이 슬픈 것만도 아니고 축제의 성격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시 4월 4~6일, 11~13일 장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문의 1577-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