묏자리에 관해 잘못 알려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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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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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람들은 묏자리를 택함에 있어 교통의 편리함을 최우선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묏자리 선정에 있어서 편리성에만 치우쳐 도로변이나 차량 진입이 쉬운 곳을 선호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개 이런 곳의 혈판은 대부분 혈토가 아닌 지형으로 이루어져 제대로 된 자리가 아닐 가능성이 더 많다. 그러니 교통의 편리함에만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묘지 주변에 크게 자랄 수 있는 나무는 심지 말아야 한다. 묘 주위에 가장 적합한 나무로는 옥향나무나 회양목을 꼽을 수 있다. 요즈음 어린이들이 장차 커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상님들 묘소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의 의구심과 막상 그럴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네들의 수고를 미연에 덜어 주려는 부모의 과도한 측은지심의 합작품이 바로 집묘(集墓)이다.

풍수적 마인드는 전혀 없이 단지 장래 후손들이 성묘길에 팔아야 할 발품이 안쓰러워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인답게 나름대로 창출한 묘책인 듯도 하다. 그러나 이는 후손을 위함이 아니고 도리어 선조들에게 패륜을 저지르게 하는 지름길이 될 뿐이다. 수많은 사람이 자기 돈 들여가며 그 바쁜 현대인의 일상사에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전국 명산대천을 순례하듯 산의 고저, 험준(險峻) 여부를 따지지 않고 등산은 잘도 다니면서 태산준령도 아닌 조상님의 묘소는 길이 멀다 하여 꺼리니 이보다 더한 모순은 없을 것이다.

산을 오름에 자신의 레저 활동으로는 좋고 성묘 다니기를 주저함은 이 세상에 나(我)라는 존재를 있게 하여준 부모와 조상에 대한 예의가 너무 지나치고 맞지 않다. 이율배반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편리 추구의 극치를 치닫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아떨어진 것이 집단묘지 조성이다. 그것도 차를 가까이 댈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야 금상첨화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도시 근교 공원묘지이다. 명절날 성묘는 생략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사들에 비하면 집묘든 공원묘지든 차라도 몰고 가 꾸벅 절이라도 하니 그나마 양반이다.

어쨌든 집묘라는 것은 시묘자(侍墓者)의 편의에만 치우쳐 예의를 벗어나 그 발상의 동기 자체가 불순할 뿐 아니라 명당에 대한 기대치마저 스스로 포기한 결과가 된다. 어차피 자리의 좋고 나쁨의 분포가 피라미드형일 수밖에 없다. 집묘를 하면 확률적 기대 가능성을 저버리고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궁극에는 화를 자초할 우려가 많다. 그러므로 집묘는 후손을 위함이 아니고 오히려 나쁜 선례만 남기고 멸(滅)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