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독특한 장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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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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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사람들을 생각하면 외모나 복장 등에 있어 평범한 지구촌의 식구들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더불어 그들의 의식주는 물론이고 정신적 세계관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가 난해한 부분이 적지 않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현재의 삶에 전혀 불만이 없는 것 처럼 보이며,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도 영적인 면에서 스스로 충만함을 찾는 그들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불교에서는 중생의 선한 마음을 해치는 가장 근본적인 3가지 번뇌를 3독(三毒)이라고 한다. 삼불선근(三不善根)·삼구(三垢)·삼화(三火)라고도 하는데 탐욕(貪慾)·진에(瞋恚):분노·노여움)·우치(愚癡 : 어리석음)를 말하며 흔히 '탐·진·치'라 한다. 여기에 육적(六賊 : 눈·귀·코·혀·피부·뜻)이 더해지면 이것이 인식하는 대상에 탐착심을 일으킨다고 한다.

곧 중생은 이 삼독과 육적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온갖 고통을 받는다는 것. 곧 이 삼독과 육적에서 벗어나는 것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것을 설파하고 있는데 불교의 나라 티베트 사람들은 이 영적 교리에 순응하며 가까이 가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종국에는 생사의 문제도 이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데 특히 죽음은 억겁에서의 벗어난다는데 까지 맥락을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죽은 뒤 행해지는 장례 문화가 매우 독특하다. 특히 조장(鳥葬)  또는 천장(天葬)은 문명세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티베트의 장례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그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천장(天葬), 수장(水葬), 화장(火葬), 토장(土葬), 탑장(塔葬) 이렇게 다섯 종류나 된다. 따라서 장례방법도 틀린데, 대부분 죽은 사람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 등으로 결정된다. 티베트 사람들에게 죽음은 곧 환생과 연결된다. 이승의 삶은 구차하더라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억겁을 떨치고 내세에 새로운 삶을 구가하는지가 이들로서는 더 중요한 가치이다.

탑장(塔葬)은 영탑장(靈塔葬)이라고도 하며 달라이 라마나 판첸라마 같은 영적지도자나 성현들이 죽었을 때 치러지는데 포탈라궁이나 유명 대형사원의 화려하고 웅장한 탑에 모셔진 유해 등은 대중으로부터 거의 신격화되고 있다. 탑은 순금을 비롯해 여러 보석 등으로 치장을 하고 있는데 그 금액적 가치만 해도 상당하다. 장례 방법은 먼저 시신을 소금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티베트 고원의 건조한 기후로 말린다. 그리고 아주 귀한 향료를 몸에 칠한 다음 영탑(靈塔)안에 모셔 놓는다. 또 시체를 화장(火葬)한 후에 남은 뼈를 탑 안에 모셔 놓기도 한다.

화장(火葬)은 부귀한 집안이나 고승(高僧)의 장례법 이다. 티베트에선 나무 연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화장을 하려면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 우선 시체를 깨끗이 씻은 다음,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시체를 태운다. 불에 타고 남은 뼈 가루(骨灰)는, 높은 산이나 강에 뿌려, 바람에 날려가거나 물에 흘려보낸다.

조장(鳥葬)은 천장(天葬) 이라고도 하는데, 티베트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례풍속이다. 티베트인들은 윤회사상을 깊이 믿기 때문에, 죽은 후 자기의 시신을 신성한 독수리가 먹어 치우면, 바로 승천하거나 아니면 부귀한 집안에 잉태되어 다시 태어난다고 여긴다. 이 조장은 정해진 조장터에서 행해지는데 시신을 분해해서 독수리가 먹기 좋게 해주는 독특함 때문에 서구로부터 시신훼손이라는 지탄을 많이 받아 중국 정부가 한 때 금지를 하고 특히 외국인에게는 철저하게 공개를 막았었지만 지금은 라사의 적공사원 등 일부 지역에서 공개리에 치러지고 있다고 한다. 단, 외국인들에게도 개방은 되지만 사진촬영은 허용되지 않는다.

수장(水葬)은 고아, 과부, 거지 등 신분 낮은 사람들의 장례이며 특히 어린아이가 죽으면 무조건 수장을 한다. 먼저 시체를 강이나 하천가로 옮겨 사지를 절단한 후, 흐르는 강에 던져 버린다. 또 시체를 분해하지 않고, 하얀 천으로 감싼 후 강에 던져버리기도 한다. 수장하는 사람은 대부분 아주 가난한 사람이어서, 생전에 금전적으로 사찰에 보시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죽은 후라도 물고기 밥이 되어 보시하기 위함이다. 티베트 사람들이 물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토장(土葬)인데 매립장(埋立場)이라고도 한다. 우리와 같은 매장 방법인데 티베트에서는 법률상 전염병, 임질, 천연두에 걸렸거나 살인범 및 살인 미수범은 환생을 못하도록 토장(土葬)시켜버린다. 외진 산기슭에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일정한 장례절차 없이 매장하면 끝난다. 따라서 토장은 티베트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장례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장례의 방식이 티베트라는 고원의 특성과 자연 환경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천장(天葬)은 과정이 비록 잔혹하긴 하지만 다른 어떤 장례보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공해가 없기에 훨씬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수장(水葬)은 하천을 오염시키게 되고, 토장(土葬)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시체가 쉽게 섞지 않아 많은 세균을 번식시키며, 화장(火葬)과 탑장(塔葬)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천장이 대중화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비록 장례 방식은 각기 달라도 내세에서의 바라는 바는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