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법' 시행, 장례문화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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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8-01-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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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A모씨(가명·20)는 학부 전공으로 장례지도학과를 선택했다. 이른바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 자신의 장례를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는 인구가 늘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또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 4일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장례지도사와 웰다잉(Well-Dying)지도사 및 관리사 등이 새롭게 뜨는 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자신의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즉 연명의료인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및 항암제 투여의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진료행위를 거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임씨가 처음 장례지도학과를 선택했을 때 부모를 비롯해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임씨가 존엄사법에 대해 설명한 후 인구 고령화 현상까지 설명하자 부모는 "굶어죽지는 않겠네"라고 찬성했다고 한다.

실제 장례지도학과가 마련된 A대학의 경우 2015년 정시 경쟁률이 3대1 수준이었지만, 2016년 5대1, 2017년 6대1로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인구고령화 시대가 심각하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수험생들의 관심이 늘었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게다가 다음달 4일부터 자신의 연명의료를 결정하는 존엄사법이 시행되면서 수험생 뿐만 아니라 사회에 진출한 직장인까지도 장례지도학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치료과정중 갑작스러운 죽음을 피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례준비도 보다 철저히 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가령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유골을 넣은 캡슐을 넣어 우주로 보내는 우주장(宇宙葬)을 치르기도 하는 등 시대 변화에 따른 장례문화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직장인과 가정주부 등에서는 웰다잉 지도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서울의 한 주요 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는 웰다잉 지도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웰다잉 지도사는 내달 4일 본격 시행되는 존엄사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홍보·교육 등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해 신직업군인 웰다잉 관리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웰다잉 관리사는 임종을 앞둔 사람의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아직까지는 시장의 큰 반응은 없지만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존엄사법이 정착하면 고령화사회와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