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아들이 사준 신발, 아까워서 어째 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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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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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2002년 11월의 어느 날, 군생활을 하고 있던 나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말을 하지 않고 흐느끼기만 하는 동생의 전화로 보아 뭔가 큰 일이 벌어진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오히려 동생이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잠시 후, 동생은 울음을 멈추고는 놀라지 말라며 말을 이었다. 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바로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것.
 
'설마, 설마!' 눈물을 흘리며 급히 병원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하는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고, 제발 잘못된 소식이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월드컵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2002년 11월의 어느 날, 군생활을 하고 있던 나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말을 하지 않고 흐느끼기만 하는 동생의 전화로 보아 뭔가 큰 일이 벌어진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오히려 동생이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잠시 후, 동생은 울음을 멈추고는 놀라지 말라며 말을 이었다. 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바로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것.
 
'설마, 설마!' 눈물을 흘리며 급히 병원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하는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고, 제발 잘못된 소식이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신발 선물을 받고 너무나 좋아하셨던 어머니였기에 한 번도 신지 않고 신발을 쌌던 신발케이스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는 어머니의 새 신발은 나를 두 번 울릴 수밖에 없었다.
 
새 신발을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하자 가족과 친척들은 나에게 와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삼우제 할 때 그 신발도 같이 보내드려. 여기서는 신지 못했지만 그곳에서나마 신으시라고..."
 
그날 밤, 난 한번도 신지 않은 어머니의 새신발을 보며 너무나 가슴이 아픈 나머지 그 신발을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삼우제 날이 돌아오고 가족과 친척들은 인근의 사찰을 찾았다. 탈상을 하기 위한 어머니 영정사진과 유품, 그리고 나를 두 번 울린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한 새 신발까지 든 채 진행된 삼우제는 가족들을 또 한 번 울음바다로 만들어버렸다.
 
특히, 사찰 안에서의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나와서 한 켠에 준비된 곳에서 어머니의 유품을 태워서 날려 보낼 때에는 감정이 최고조로 북받쳐 올랐다. 내가 품안에 꼬옥 품고 있던 새 신발을 떠나보낼 때에는 아깝다고 하여 한 번도 신어보지도 못한 어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때문인지 가족 모두가 아무런 말없이 연신 눈물을 훔쳐댔다.
 
나를 두 번 울린 어머니의 새 신발. 삼우제를 마치면서 난 그렇게 어머니께 드린 마지막 선물을 가슴 속에 깊이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