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 오래된 새 길을 가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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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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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질서를 보는 눈 음양론

지난시간까지 우리는 함께 하늘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다. 이제 하늘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야할 시간에 이른 것이다.

하늘이 아무런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너무도 치밀한 계획에 의해 한 걸음 한걸음씩 옮겨가면서, 하늘을 닮은 보다 더 정교한 세상의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우주의 질서라는 훌륭한 부모에게서 망나니 같은 자식이 나오겠는가? 천지자연과 같은 훌륭한 자식이 우리 앞에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며, 천지자연의 움직임 또한 그 부모를 닮아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꼼꼼하기까지 한 것이다. 요즘 혈액형으로 성격을 본다고 보면 하늘은 트리플 A 형쯤 되는 것 같다. 변화를 들어내지 않는 소심함은 있지만, 끊임없이 약속을 지키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잘 하고 있는 그런 성격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질서를 살펴보고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 이제부터 살펴보게 될 음양오행론이다. 음양오행론은 본래 다른 의미로 시작된 이론이다. 조금 딱딱한 이론적 배경에 대한 공부가 있어야 차후에 이해가 빠르기 때문에 2회에 걸쳐 간략하게 요약하기로 한다.

음양설과 오행설은 원래 독립된 이론이었으나, 대략 기원전 4세기초 전국시대(戰國時代)에 결합되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자연현상들과 인문학적 현상들을 설명하는 틀로 사용되면서 이론적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일설에는 제(齊)나라의 추연(騶衍)에 의해 두 이론이 체계적으로 결합되었다고 전해오나 입증할 만한 자료는 남아 있지는 않다. 그러나 한대(漢代)가 되면서 두 관점이 하나의 정합적인 이론으로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은 그 중 음양론에 대한 논의로 시작한다.

어원으로 보면 음(陰)·양(陽)이라는 두 글자의 자형(字形)을 살펴보면, 음(陰)은 언덕(阝)과 구름(雲)의 상형(象形)을 포함하고 있고, 양(陽)은 언덕(阝)에 해가 비추는 모양(易)을 나타낸 것이다. 두 글자는 각각 어둠과 밝음을 나타내는 자연현상을 나타내는 글자의 조합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모든 빛의 원천인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어 변화와 조화의 의미를 포함하면서 세상의 질서를 이루는 큰 축이 되는 틀을 완성하게 된다. 상징적 의미까지 포함되면서, 음은 여성적인 것, 수동성·추위·어둠·습기·부드러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었고, 양은 남성적인 것, 능동성·더위·밝음·건조함·굳음의 의미로 해석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두 개의 상호보완적인 힘이 서로 작용하여 우주의 삼라만상을 발생시키고 변화, 소멸시키게 된다고 보는 것에 이르면서 음양론이 현재와 같은 맥락의 동양철학적 이론으로 재탄생 된 것이다.

음양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4∼3세기에 편집된 듯한 ≪국어 國語≫에 나타나 있다. 주(周)나라 태사(太史)인 백양보(伯陽父)의 지진에 대한 설명으로 양기(陽氣)가 숨어서 나오지 못하면, 음기(陰氣)가 눌려서 증발할 수 없으므로 지진이 발생한다는 해석이다.

≪역경≫ 계사(繫辭)에 “일음일양 그것이 도이다(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여 우주에는 두 가지의 힘 또는 작용이 있어 때로는 한쪽이, 다음에는 다른 쪽이 물결의 흐름과 같이 계기적으로 우세하게 된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묵자 墨子≫·≪장자 莊子≫ 및 ≪도덕경 道德經≫에도 음양에 관한 언급이 보인다.

결국, 음양사상에는 상반(相反)과 응합(應合)의 논리가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상반은 +와 -의 대립이고 응합이란 상반이 단순한 대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항상 상호의존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논리는 음양사상에 이르러 비로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역경≫의 십익(十翼)으로부터 ≪도덕경≫을 거쳐 ≪서경≫의 홍범(洪範)에 이르는 강유(剛柔)의 이론이 그 바탕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양이론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주역≫과 연관되어 있는데, 효(爻)와 괘(卦)에서 획선(劃線) “−”은 양을, 절선(絶線)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