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례식장부터 애견 전용 해수욕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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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0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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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완동물 미용사’가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현 한국고용정보원)이 선정한 33대 유망직종이던 시절이 있었다. 붉은악마 열풍이 전국을 휩쓸던 2002년의 일이다. 당시 유행하던 VJ 프로그램들은 연일 카메라로 반려견의 털을 매만지는 애완동물미용사의 손길을 비추며 ‘떠오르는 이색직종’이라 추켜세웠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변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시스템(워크넷) 직업정보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애완동물 미용사의 고용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완동물 미용시설이 골목상권에서부터 대형 할인점에까지 들어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니멀 잡(동물 관련 직업)’의 시대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애완동물 미용 사업은 레드오션에 접어들었지만,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관련 서비스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부터 전용 택시, 전용 유기농 간식 사업까지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10년 전 애완동물 미용사 열풍에 이은 반려동물 산업 ‘제2의 물결’이 시작된 셈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반려동물 전용 장묘업이다. 지난 2007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동물장묘업의 정식 등록이 가능해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270여개의 반려동물 장묘서비스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는 서비스의 등급과 애완동물 사체의 크기에 따라 최소 2~3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요금을 받고 장례절차를 대행해준다. 사체 운구부터 입관식, 매장 혹은 화장까지 그 절차도 사람이 사망했을 때와 똑같다. 최고 비용을 지불 할 경우 장례전용 리무진까지 제공된다.

반려동물 장례 전문업체 하늘사랑의 정윤기 대표는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200여마리의 반려동물 장례 수요가 발생한다”며 “미국이나 일본처럼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동물 먹거리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유기농 재료를 쓴 고급 애견사료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도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네츄럴코어’ ‘뉴트리나’ 등 브랜드의 프리미엄 사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나 늘었다. 유기농 사료의 가격이 일반 사료보다 5배가량 비싼(2㎏ 4만원)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사람보다 동물이 잘 먹고 잘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관련 산업이 성장하다 보니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업종들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흔히 ‘용달’로 불리는 소규모 운수업종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라보’나 ‘다마스’ 등 기존 퀵 서비스에 사용됐던 차량의 적재함을 안락하게 개조, ‘애완동물 전용 택시’ 간판을 내걸었다. 명절이나 휴가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때 반려동물과 함께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사업이다.

대표적인 여름철 휴가지인 해수욕장 역시 동물들에게 문을 열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애견해수욕장’을 강릉 사근진 해수욕장은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강릉시 관광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애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1만4020명. 주인과 함께 온 애완견은 8980마리나 됐다.

애완동물 미용실과 마찬가지로 시장포화 상태에 허덕이고 있는 동물병원 업계가 선택한 돌파구는 ‘대형화’다. 지난 2011년 대한제분이 투자해 세운 ‘이리온 동물병원’이 그 중심이다. 이 병원은 두 개 층 700평 규모로 동물의료원, 유치원, 트레이닝센터, 미용실 등이 한데 모여있어 모든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는 애견용 극세사 쿠션, 방수 의류 등 고급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펫 부티크’가 들어서는 등 애완동물 시장의 ‘고급화’ 추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애완동물 용품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출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애완동물 전문 영양관리사, 애완동물 액세서리 전문 디자이너 등 새로운 틈새시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