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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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8-0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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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도 보통 이별이 아닌 사별인데 어찌 슬프지 않으며 어찌 애통하지 않으랴. 하지만 아픈 가슴에, 힘든 가슴에 돌 하나 얹어 더 힘들게 하는 곳이 여기 장례식장이 아닌가싶다. 남편을 먼저 보낸 지인의 문상 자리에서다. 조심 또 조심하지만 끼리 마주했으니 자연스레 농담도 나올 수밖에 없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실수담에 금방 눈물 닦던 지인의 하얀 이가 드러나고 말았다.
 
순간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모두 갑자기 입을 다물고 옆에서 상복 입은 친구를 쿡 찌른다. "누가 보겠다" 그때 마침 나타난 시아버지께서 사람들의 시선을 몰아 갔다. "에구 저 어른은 뭐 하러 오시나" 아들 마지막 가는 길, 이별 파티에 오신 아버지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식 앞세운 부모 마음이야 집에 계시든 여길 오시든 가시방석이고 左思右考(좌사우고)할 겨를이 없으실 터다.
 
남편 보낸 아내도 사람이거늘 24시간 중 단 1초의 웃음, 그것도 좋아서 웃는 웃음이 아닌 순간적 자극에 의한 웃음조차 비난의 대상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일상에서 가장 가식으로 견뎌야하는 곳이 장례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인 웃음도 안 우스운 듯 시치미 떼야하고 오랜 시간 통곡으로 지치고 눈물이 바닥나도 슬픈 척 곡을 해야 한다.
 
몇 년 씩이나 남편이 암세포와 싸울 동안 못지않게 힘들었던 가족들이다. 안정이 필요한 유가족이 최대한 긴장해야 되고 슬픔 스위치를 켜 놓은 로봇이 돼야 하는 곳인가 싶다.   《오계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