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연극단 ‘해너미’ 아름다운 죽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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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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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신 손님네들, 아픈 곳, 아린 곳, 내 갖고 가요. 자식들아, 다음 세상에 꼭 만나자꾸나~아리랑~아라리요~.” 아흔살 생일을 맞은 할머니가 덩실덩실 춤을 추다 자식들에 둘러싸여 숨을 거둔다.
대구 웰다잉 연극단 ‘해너미’의 창단 공연인 <춤추는 할머니>의 마지막 장면이다. 지난 6일 대구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창단 공연을 펼친 해너미는 남다른 동기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품위 있게 죽자’는 얘기를 연극을 통해 두루두루 전하고 싶다는 거다.

지난 3월 아름다운 중·노년문화연구소(소장 정경숙)에서 ‘웰 다잉’(Well Dying)을 공부한 이들이 연극을 통해 “참 죽음의 의미를 알려보자”고 뜻을 모았다. 마흔에서 일흔에 이르는 평범한 시민 10명(사진)이 배우로 나섰다. 연극을 해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서울에서 공연된 적이 있는 장두이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의 작품 <춤추는 할머니>를 첫 공연작으로 정했다. 이현순 ‘도도 연극과교육연구소’ 대표가 선뜻 연출을 맡았다. 석달에 걸쳐 배우들이 지역 정서와 대구 입말에 맞게 극본을 고쳐 쓰면서 ‘대구판 춤추는 할머니’가 탄생했다. 이 대표는 “평소에 늘 하던 말과 몸짓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 가장 생생하게 원하는 얘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이 툭툭 내뱉는 말을 그대로 극본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반년 넘게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 각자가 품고 있던 ‘참 죽음’의 의미가 자연스레 말과 몸짓으로 나왔다. 배우로 참여한 배영근(61)씨는 “입 밖에 꺼내기 껄끄러웠던 죽음을 무대에서 담담하게 전할 수 있게 됐다”며 “주변 사람들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날 300여명의 객석이 꽉 찬 해너미의 공연은 새달 17일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또 한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