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병원 건립위해 '천일애 행복기도운동' 펴는 능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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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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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행(50ㆍ사진) 스님이 호스피스 병원인 자제병원을 세우기 위한 '천일애(愛) 행복기도운동'을 시작한다. 능행 스님은 1996년 충북 청원군 구녀산 자락에 정토마을을 세우고 말기 불치병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불교계의 대표적 호스피스 활동가. 2007년엔 울산 울주군에 마하보교육원을 열고 불교식 호스피스 교육과 명상 수행을 이끌고 있다. 2003년 출간돼 50만부가 나간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너무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분노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천일애 운동은 자제병원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이지만, 죽음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을 위한 운동이기도 합니다."

천일애 행복기도는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오후 1시, 잠들기 전 등 하루 세 차례 3분씩 명상기도를 하며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는 운동이다. 동참을 서약한 이들은 매월 3만원씩 3년 간 모두 108만원을 기부해 자제병원을 짓는 데 힘을 보태게 된다. 70병상 규모의 자제병원 건립에는 80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능행 스님은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겐 호스피스 활동이 곧 수행"이라고 했다. 그는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얘기했다. "경전에 기록된 부처님 말씀의 절반은 세상이 고통이라는 것이고, 나머지는 그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는 한 암환자의 죽음을 통해 그 말씀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말기 환자들을 찾아가 이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이라고 여겼습니다."

능행 스님은 그러나 "나도 사람인 만큼 이 일(호스피스)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망치고 싶었던 적이 많았지만 이것이 내 수행의 길임을 깨달은 순간, '삶이 공허가 아니라 무상(無常)'이라는 가르침의 뜻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 호스피스의 차이점을 "일방적인 베풂이 아니라 봉사자와 환자 모두에게 철저한 자기 수행이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호스피스 활동은 곧 "죽음을 앞두고 환자와 가족, 봉사자가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사성제(불교의 네 가지 진리)를 퍼즐 맞추기를 하듯 풀어가는 자기 정화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능행 스님은 최근 생의 마지막 순간에 삶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어 <이 순간>(휴 발행)을 냈다. 그는 책 제목에 대해 "나는 어떻게 존재하고 왜 살아가는지를 지금 이 순간 스스로 답을 얻으라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