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道(효도)와 寒食(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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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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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임진년의 한식은 양력 4월 5일이고 음력으로는 3월 15일이며 24절기로는 청명(淸明)과 한식(寒食)날이 전후해서 있어 우스갯소리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같다는 속담도 있다. 조상의 음택에 가서 묘에 제사를 지내는 날은 설날, 한식, 단오 추석 등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때가 봄가을의 한식과 추석이다. 그리고 이 날은 성묘를 하고 나무를 심고 낡은 분묘에 떼를 다시 입히는 개사초(改沙草)를 하며 묘에 구조 변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3월에 한식이 든 해는 사초(沙草)를 하지 않는 것이 관습이다. 왜냐하면 삼구부동총(三九不動塚)이라 하여 3월과 9월에는 묘소를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있다 3월은 봄이 되어 새싹이 나왔기 때문이며 9월은 겨울에 접어들어 잔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조심 강조기간이기도 하다.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밥을 먹는다는 한식의 글자가 의미하듯 화기를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을 먹으라는 싸인 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특히 봄철은 건조하고 계절상으로는 바람이 불어서 산불이 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묘에 가서는 취사금지로 불을 사용하지 말고 찬밥을 먹으라는 연유인 것 같다.

선인들은 묘지는 산 사람인 주택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생각해왔으며 주택이 지상의 구조물이나 환경에 대하여 거주자의 운명에 영향을 끼쳤다면 묘지 또한 地靈(지령)의 선악의 형태에 따라 죽은 자의 운명 뿐만 아니라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묘지는 부모, 조상이 영구히 거주하는 집이므로 마땅히 그 자손되는 사람들은 훌륭한 터를 확보하여 조상들을 편안하게 모시자는 일종의 조상에 대한 숭배이며 報本反始(보본반시)의 뜻에 부합한다고 보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선인들은 좋은 명당에 조상들을 안장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보본반시 뿐만 아니라 조상에 대한 효도는 물론 후손들의 부귀영화를 계산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무슨 일이 안 풀리면 조상의 묘가 나쁜가하는 말이 있듯이 자손들이 계속적으로 파산되고 관재구설이 난무하고 흉한일이 발생하면 묘지가 나쁘다고 인정하고 다른 땅을 구해서 이장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따라서 묘지 풍수의 목적은 조상들에게 좋은 길지를 찾아 정성을 다하여 모시고 효도를 다하면 靈(영)이 편안하여 후손이 복을 받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자는 목적으로 보상심리가 들어간 이기심의 발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일종의 기대심리가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풍수 고전에도 奪神工改天命(탈신공개천명)이란 말처럼 타고난 천명도 명당을 얻어 개량하면 신이 준 운명을 빼앗아 잘살 수 있다는 일종의 꿈과 비전을 제시해준 것이다. 즉 명당에 묘만 잘 쓰면 지금 별 볼일 없는 삶이지만 지령과 조상들의 기돗발을 받아 후손들이 등용할수가있다는 심리가 많이 작용했으리라 본다. 또한 이러한 묘를 쓰고 잘 보살펴야함은 물론이다. 省墓(성묘)라는 말처럼 부모님이나 조상들을 잘 보살펴야 된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수도있다. 이는 우리 자식들에게 보여주는 인성교육이며 실전교육이 되는 셈이다. 공자도 효는 德之本也(덕지본야)다하여 모든 도덕의 근본이 효라 했다.

효란 죽어서 썩어 무너진다는 뜻도 있지만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도 있고 부모님이 살았을 때와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효도에 대한 투자는 확실한 주식이며 펀드인 것이다. 날로 살벌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마지막 보루인 충효사상이 실종된다면 사실상 인성은 끝장나고 도덕은 썩어 망하는 것이다. 인간이 금수와 다른 점은 도덕이 있기 때문이다.

홍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