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삼황묘 석전제'눈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3-15 20:52

본문

전남 여수지역 유림들이 1926년부터 일제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담아 태조, 고종, 순종을 추모하는 '삼황묘 석전제'를 매년 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현섭 여수시장과 여수지역 유림들은 17일 오전 80여년 동안 유림들이 조선시대 3왕(태조 고종 순종)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서 봉행된 '삼황묘 추기 석전제'를 통해 지역사회 안녕과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를 기원했다.

조선시대 종묘 제향 때에 첫 잔을 올리는 일을 맡아보던 초헌관은 오 시장이, 이승운 삼황묘 보존위원장과 김선우 유림은 각각 아헌관과 종헌관을 맡아 제를 지냈다.

제는 3왕의 위패가 모셔진 제실에 푸른 관복을 입은 6~7명의 축관과 집사들이 먼저 들어가 위패를 열고, 초에 불을 붙이면서 시작된다.

이후 초헌관이 제실로 들어가 3왕에게 제사 지낼 준비를 최종 확인을 하고, 제실에서 퇴실한 후 3왕에게 4번의 절을 올리면서 엄숙한 분위기의 제는 절차를 밟아간다.

절을 올린 초헌관이 다시 제실로 들어가 향에 불을 붙이고, 제관이 축문을 읽고, 잔에 제주(祭酒)를 올리는 등 유림들은 조선조 종묘 제향을 재현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80년 역사의 맥을 이었다.

제를 마친 삼헌관을 비롯해 집사들과 유림들은 제를 지내기 위해 조상들이 만들었던 방식으로 육포(肉脯)를 만들어 유림들과 제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전통도 8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석전제는 세계박람회유치를 한달여 앞둔 여수시로서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80년 동안 제를 올렸던 여수유림들의 지역 안녕과 여수박람회 유치라는 간절한 기원이 빠질 수 없었다.

실제로 초헌관 오 시장은 "조선왕조 태조, 고종, 순종 왕들이시여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2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여수가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기원해 올 삼황묘 추기 석전제가 갖는 의미를 다졌다.

한편 '삼황묘 석전제'는 1926년 일제치하에서 조선시대 마지막 왕인 순종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여수지역 유림들이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지내는 제이다.

당시 여수지역 유림들은 일제치하에서 일본군에 의해 수모와 치욕을 당하며 국부인 고종에 이어 순종까지 죽게 되자 이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상경을 시도했지만 일본군에 의해 저지 당했다.

'이후 유림들은 통곡(痛哭)당을 만들고 유림 일부가 서울로 상경해 순종임금의 장례에 참여하고 여수로 귀향했지만, 통곡당 주역들은 일본군에 의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고 위상복 여수지구 이충무공유적연구보존회 이사장은 전했다.

옥고를 치른 주역들은 지역 유림들과 함께 직접 여수에 임금의 위패를 모시고 제를 지내자고 제안을 하면서부터 '삼황묘 석전제'의 역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