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이 웬말이냐” 대구 동구 안심지역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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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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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반야월농협이 개발 요충지에 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야월농협(이하 농협) 측은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하나, 주민들은 인근 신서혁신도시, 안심창조밸리와 어울리지 않는 등 지역 발전에 해를 끼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농협은 대구 동구 괴전동 농산물집하장 부지(정미소, 농기구수리센터 등 포함)에 3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장례식장(2천600㎡)을 짓기로 하고, 동구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6월 대의원 회의에서 장례식장 건립안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11월 건립 예산을 대의원 총회에서 승인받았다. 농협은 지난 3월 동구청에 장례식장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찮다. 장례식장 예정부지가 대구의 동쪽 관문이자 혁신도시 동남쪽 진입로인 송정삼거리 인근에 있고, 80억원을 투입할 안심창조밸리 사업 부지와도 닿아 있다. 안심창조밸리는 반야월 연근단지와 금호강, 안심습지 등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여가공간으로 특히 수상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가남지는 장례식장 부지와 바로 붙어 있다.

50년 넘게 괴전동에서 살아온 김일태(68) 씨는 "그동안 대구의 외곽지로 개발에서 소외되다가 이제야 혁신도시로 인해 발전을 기대하게 됐는데 장례식장이 들어서면 물거품이 될 것 같아 염려된다"고 했다.

장례식장 예정부지에서 직선거리로 250여m 떨어진 송정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장례식장 조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5학년 딸을 둔 최난희(52) 씨는 "교실에서 온종일 장례식장을 보면서 수업을 해야 한다. 발인 시간이 등교시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매일 영구차를 봐야 한다"고 했다.

농협 측은 동구청의 허가가 떨어지면 곧바로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년 농산물집하장 부지에서 발생하는 2억~3억원의 손실을 보전하고, 조합원 후생복지를 위해선 장례식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야월농협 관계자는 "도심의 다른 장례식장을 보면 인근의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고, 초교 정`후문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가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며 "농협중앙회도 장례식장 사업을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21일 오후 동구청 주최 장례식장 관련 허가민원협의회의(오후 4시)를 앞두고 구청 앞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장례식장 반대 시위를 열었다. 또 2천500명의 반대서명을 구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구청이 건축 허가를 승인하면 소송과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동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민원이 많은 장례식장 같은 건축물은 반드시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를 거쳐야 한다. 만약 20명의 위원이 반대하면 건축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