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 국립묘지로 승격 추진···주민 반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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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0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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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국립묘지로 승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데 대해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효창공원을 국립묘지로 추가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효창공원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를 비롯해 안중근 의사의 가묘와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등 애국선열들의 묘소가 위치해 있다. 그러나 효창공원은 현재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국가가 아닌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애국선열들의 묘소를 구청에서 관리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선열들의 격에 맞도록 국가 차원에서 묘소를 관리하자는 취지로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효창공원을 이용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민들은 지난달 초부터는 국립묘지 승격을 저지하는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이 국립묘지화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이용 시간에 제한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국립묘지로 지정된 현충원, 광주 5·18 기념공원 등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용산구 주민 박아무개(26)씨는 "밤마다 효창공원을 산책한다"며 "국립묘지로 지정되면 야간 이용에도 제한이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둘째, 국립묘지로 승격될 경우 묘지가 더 안장될 지 몰라 꺼림칙하다는 것이다.

박금려 용산구 주민센터 주무관은 "주민들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공원을 찾는데 곳곳에 묘지가 생기면 조금 꺼림칙하지 않겠냐"며 "서울 한복판에 묘지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정재 용산구 의원(새누리당)은 "주민들은 지금 있는 그대로가 좋다는 입장"이라며 "국립 묘지가 되면 공원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참배밖에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묘소를 관리하는 주체만 구청에서 국가로 달라질 뿐 실질적으로 변하는 것 없다"며 "현재 애국선열들 묘소는 이미 안장돼 있다. 묘소는 묘소대로 관리하고 공원은 공원대로 평소처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나라를 위해 애쓰다가 돌아가신 애국선열들의 묘소를 '묘지가 들어와 꺼림칙하다'하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장 시간 등에 대해) 개정안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은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