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사리장엄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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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1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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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전북 익산시 낭산면 미륵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심곡사에서의 놀라운 발견이 빛나는 공덕으로 돌아왔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사리장엄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하는 테마전 ‘장엄과 공덕’을 개최하는 것. 금산사(주지 성우스님)·심곡사(주지 화평스님)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심곡사 칠층석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92호)에서 출토된 사리장엄은 미륵사지 서탑에서 수습된 사리장엄구와 함께 익산지역 불교문화의 위상과 수준 높은 금속공예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심곡사 칠층석탑 중대석에서 발견된 금동불, 불감, 백자사리호 등 귀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발견 당시 녹슬고 흙 묻은 것들이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보존처리를 마치자마자 전북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개된 사리장엄구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기단 중대석에 봉안되어 있던 금동불입상 2점이다. 불상의 뒤쪽이 편평하고, 옷주름이 볼륨이 없는 특징으로 보아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라도 지역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석탑 지대석에서 수습된 불감 안에 함께 봉안돼 있었던 금동불 좌상 7점은 각기 다른 특징과 양식을 보이고 있다. 먼저 아미타삼존불은 고려 말에 들어온 원대 라마양식 불상의 영향을 받아 고려 말인 14세기 중엽에, 또 다른 4개의 불상은 상체가 짧고 체구에 비해 손이 작게 표현된 점으로 조선 초인 15세기 중엽에 각각 조성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심곡사 칠층석탑은 백제, 고려, 조선시대의 탑 양식을 모두 갖추고 있고, 불상들도 각 시대의 것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더욱이 현존하는 동제불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 희소성과 학술성 또한 매우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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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와 더불어 18일 박물관 강당에서 전북사학회 등과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는 심곡사 칠층석탑 사리장엄의 특징과 성격을 규명하는 첫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엄기표 단국대 교수는 “심곡사 칠층석탑은 조선시대 불교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일시적으로 흥기했던 시기에 수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방에 건립된 석탑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유적 유물로 보아 익산 심곡사는 늦어도 조선시대에 창건돼 조선 후기까지 꾸준하게 법등이 지속되면서 익산지역 불교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

이어 그는 “조선 초기라는 당대의 정치적 상황과 불교계의 현황, 높은 수준의 제작기법을 보이고 있는 불감의 봉안이라는 사실들을 고려할 때 석탑의 발원이나 후원이 왕실이나 유력계층과 연계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도 덧붙였다.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심곡사 칠층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심곡사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단초를 제공해주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심곡사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