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도 웃돈 줘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3-16 12:01

본문

 
● 앵커: 요즘 갑자기 상을 당하면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서 장례를 미루는 일까지 생긴다고 합니다.

김지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앵커: 김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안녕하세요.

● 앵커: 심지어는 3일장을 치르지 못하고 4일장으로 미루시는 분들도 계시다면서요?

● 기자: 장례식장과 화장장을 돌아다녀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도 문제가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보통 새벽에 발인을 하고 그 다음에 화장장을 가는 게 보통인데요. 요새 화장장은 밤 늦게까지 붐볐습니다.

경기도 벽제 화장시설입니다. 밖이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 7시인데도 안에는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습니.

유가족 대다수가 아침, 늦어도 오후까지는 장례를 마치기를 원했지만 자리가 없었습니다.

● 조상수 (유가족): 하나 비는 게 있더라고요, 마침. 계속 컴퓨터 자체로 확인하고, 그래서 예약이 가능했던 겁니다.

● 기자: 장례식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작은아버지 장례를 치르는 임상철 씨는 어쩔 수 없이 4일장을 치르게 됐습니다.

벽제 화장장 예약이 꽉 차 있는 데다 서울 시민이 벽제 화장장이 아닌 데서 화장을 하려면 수십만 원을 더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임상철 (유가족): 돈이 있으면 화장을 하겠습니까? 고인 가시는 길에 좀 편안히 모시게 해 주고 싶은데 그것도 쉽게 안 되네요.

● 앵커: 예약이 정말 힘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 와중에 화장장을 미리 예약해서 유족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요?

● 기자: 화장장을 미리 예약하는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한 3, 4일 뒤까지 예약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5일의 예약상황입니다. 2번 화장로를 최 모 씨가 신청한 걸로 되어 있는데 옆에 있는 3, 4, 5번도 모두 같은 사람이 예약했습니다.

조사를 해 보니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100번 넘게 화장장을 예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상조회나 납골당 같은 장례업체들이 화장로를 송두리째 예약해 뒀다가 유족들에게 웃돈을 받고 판 겁니다.

● 유가족 : 오전 시간대에 확보하고 있으니까 자기가 소개시켜주겠다고 그러면서 저희한테 수수료를...

● 앵커: 참 별의 별 방법이 다 있네요. 결국 장례업자만 돈을 버는 게 아닌가 싶은데. 서울시가 대책을 내놓았다고요?

● 기자: 서울시는 일단 신청횟수를 1년에 세 번 정도로 제한하고 그 다음에 본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화장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화장이 급속하게 늘어나면 2005년에는 장례방식으로 화장이 매장을 앞질렀고 재작년에는 화장비율이 57%까지 올라갔습니다.

한 해 동안 13만명 넘게 화장을 하는 건데 우리나라 화장장은 47군데에 불과합니다.

특히 수도권은 화장비율이 70% 가까이 올라갔는데 화장시설은 네 군데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 7년간 화장장을 단 한 군데도 늘리지 못했습니다.

지자체끼리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요.

최근 성남시가 외지인의 화장비율을 1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3배 넘게 올렸고 인천시도 오전에는 인천시민만 화장을 이용하도록 제한을 두기로 했습니다.

다른 지역은 그만큼 더 화장장 부족문를 심각하게 겪게 되는 겁니다.

● 앵커: 그동안 정부가 사실 화장을 장려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정작 화장장은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좀 넌센스네요.

● 앵커: 수고하셨습니다.

김지경 기자 ivot@imbc